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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일기

2021년을 맞이하며

 2020년은 본인에게 많이 실망한 한 해였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했고 하고싶은 공부도 많았다. 상반기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여러가지 공부도 하고 새로운 것들을 알게되면서 시야가 좀 더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나의 치부를 보았다. 

 

 적은 연차이지만 점점 부서에서 쌓아온 지식이 늘어가면서 도메인을 꽤 많이 아는 편에 속했고 자연스래 여러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주도해야했다. 하지만 작년과는 달리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임하지 못했다.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있으면 시너지를 내야하지만 오히려 뛰어난 동료들에게 의지만 하고 위기가 닥쳐도 안주하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했고, 자기혐오로 이어졌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매꿔줄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매우 든든하고 축복받은 일이다. 이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해하다니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이를 자각했지만 상황은 좀 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회의에서 집중하려 노력해도 어느새 멍때리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이를 극복하고자 재택근무 대신 출근을 해봤지만 게으름 때문에 오래가지 못했다. 11월, 12월은 정말이지 나의 밑바닥을 본 끔찍한 기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토이 프로젝트도 지지부진했다. 함께 진행하는 동료가 있지만 그 동료가 많이 바빠 대부분 혼자 진행했고 그래서인지 흥미가 점점 줄어들었다. 길게는 2주간 커밋을 하지 않은 적도 있다. 2021년에는 꼭 릴리즈를 해보는 걸 목표로 삼아야겠다.

 

 스터디에서도 잡음이 있었다. 구성원 모두가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에게도 실망하고 이해심이 부족한 나에게도 많은 실망을 하게 됐다. 한 번은 모두 그만두겠다는 선언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대화를 통해 고민을 나누었다. 다행히도 구성원들은 귀담아 들어주었고 지금은 새로운 주제를 준비하고 있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잡음이있었지만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공부했던 2020년 스터디였다. 2021년은 20202년의 과오를 발판삼아 더 나은 스터디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이렇게 적고 보니 만족스러운게 거의 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요즘 그러한 생각을 한다. 나는 자기혐오가 강한 편이고 결국 나를 갉아먹는건 나인 것 같다고.. . 이것은 악순환이 되어 좀처럼 빠져나가기 힘든 늪이 된다. 놀라웠던 것은 12월에 조직장과의 면담에서 나의 이러한 점을 잘 지적해주었다는 것이다. 건강한 자기 피드백은 좋지만 과하게되면 본인에게도 좋지않을 뿐더러 업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올해는 유독 그랬으니까..

 

 2021년의 시작을 너무 우울한 만들로 채운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과 생각이 한 번에 고쳐지진 않겠지만 잘 참거나 잘 고쳐서 더 나은 사람이, 개발자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 2021년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재밌게 잘 지내보려고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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